마케팅 현장에선 늘 둘 중 하나를 고르라 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예산은 한정적이고, 성과 담당자는 당장의 숫자를, 브랜드 담당자는 장기 인식을 원하죠. 보고서 표지에 붙은 KPI 하나로 팀이 움직이니 관성은 금세 고정됩니다. 그래서 전략은 빠르게 숫자 맞추기 쪽으로 쏠리고, 감성은 나중으로 밀립니다.
문제의 핵심은 측정 가능성에 대한 집착과 조직 설계입니다. 전환은 클릭과 매출로 바로 보이지만 브랜드 성과는 시간이 걸리고 실험 비용이 들죠. 게다가 에이전시와 채널이 담당 범위를 나눠 버리면 캠페인은 파편화됩니다. 이 관성은 한 번 굳으면 "그렇게 해왔다"는 이유로 유지됩니다.
관성을 깨려면 관점을 뒤집어야 합니다. 퍼포먼스와 브랜딩을 적대적 선택으로 보지 말고 동일한 고객 여정의 다른 순간으로 보세요. 상단(인지)에서는 브랜드 요소로 관심을 끌고, 하단(전환)에서는 동일한 크리에이티브 모티프를 활용해 신뢰를 이어주는 방식이 핵심입니다. 연속성이 곧 효율입니다.
실전 팁은 간단합니다. 예산의 일부로 파일럿을 운용해 통일된 크리에이티브 프레임을 검증하고, 브랜드 지표와 전환 지표를 동시에 추적하세요. 채널별로 목표를 분리하지 말고 공통 KPI(예: 인지도 향상 + ROAS 보정)를 정해 실험을 설계하면 관성이 깨집니다.
결국 답은 복잡한 규칙이 아니라 작은 실험의 연속입니다. 작은 예산으로 시도해보고, 결과가 나오면 스케일업하세요. 한 캠페인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건 머리가 아니라 접근법을 바꾸는 순간 현실이 됩니다.
스토리만 던져놓고 팔릴 거라 기대하면 현실은 냉정합니다. 브랜드 감정과 즉시 전환을 동시에 노리는 캠페인에선 스토리를 설계하는 방식이 결과를 가릅니다. 아래 3단 구조는 감성(브랜딩)과 논리(퍼포먼스)를 한 번에 설계하는 실전 청사진입니다.
1단계: 공감으로 문 열기 — 타깃의 가장 생생한 문제나 욕구로 시작하세요. 2초 안에 스크롤을 멈추게 할 한 문장 헤드라인, 그리고 짧은 상황 묘사로 감정 문을 열면 브랜드는 기억에 남고 클릭 확률이 올라갑니다. 감정은 브랜드 인지도에, 관심은 퍼포먼스의 첫 관문에 해당합니다.
2단계: 신뢰로 설득하기 — 효과 증거와 구체적 혜택을 짧고 굵게 보여줍니다. 사용자 후기, 숫자 증빙, 전·후 이미지 등으로 “이게 진짜 도움이 된다”를 증명하면 고려 단계에서 이탈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구간은 브랜딩 메시지를 퍼포먼스 지표로 전환시키는 핵심입니다.
3단계: 마찰 제거하고 행동 유도 — CTA는 명확하고 마찰은 최소화하세요. 무료체험, 간편 결제, 타임드 오퍼 같은 장치를 넣어 망설임을 없애면 전환이 따라옵니다. 마이크로컨버전(폼 입력·체크리스트)으로 라포를 쌓아 큰 전환으로 연결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실행 팁: 각 단계를 A/B 테스트로 빠르게 검증하고, 브랜드 톤은 유지하되 퍼포먼스 데이터로 문구와 오퍼를 반복 개선하세요. 감성으로 신뢰를 만들고, 논리로 결정을 끌어내면 한 캠페인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건 생각보다 간단해집니다.
한 번의 캠페인으로 인지도와 전환을 동시에 챙기려면 채널을 쪼개지 말고 퍼널을 설계하세요. 각각의 접점이 서로 이어지는 동선이 중요합니다. 작은 퍼포먼스 피스가 모여 큰 브랜드 경험을 만들도록, 목적별 크리에이티브와 측정지표를 미리 정해두면 실행 속도가 달라집니다.
세팅은 단순합니다. TOFU에서는 감성·스토리형 영상으로 관심을 끌고, MOFU에서는 제품의 핵심 장점을 보여주는 비교형·데모 콘텐츠로 의도를 확인시키며, BOFU에서는 구매 유도 메시지와 사회적 증거(리뷰, 후기)를 전면에 둡니다. 각 단계별로 동일한 비주얼 요소를 유지하면 기억값이 늘어요.
성과는 단계별 KPI로 쪼갭니다. TOFU는 도달과 시청 완료(뷰·노출·CPM), MOFU는 클릭·관심 행동(CTR·리드), BOFU는 전환·ROAS·CPA를 봅니다. 이렇게 나누면 어떤 단계가 병목인지 금세 보이고, 예산 이동도 빠르게 할 수 있습니다.
예산은 기본 60/30/10(TOFU/MOFU/BOFU)이나 브랜드 인지 단계가 약하면 50/30/20으로 유연하게 조정하세요. A/B 테스트는 매주 1~2개 크리에이티브 교체, 리타깃팅 윈도우는 7~14일이 적당합니다. 결과가 나오면 즉시 상위·하위 조합을 스케일하세요.
짧은 체크리스트: 핵심 메시스 하나, 세 단계에 맞춘 크리에이티브 3종, 명확한 KPI, 테스트 계획. 이 네 가지만 맞추면 풀퍼널 캠페인이 팀플처럼 움직입니다. 실험하고 조정하는 재미, 바로 시작해 보세요.
예산을 한 번 찍어놓고 방치하면 광고는 금방 굶주린 생물이 됩니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목표를 "분해"하는 것 — 브랜드 인지도(도달·노출), 관심(조회·클릭), 전환(구매·신청) 같은 단계별 KPI를 정해 각 단계에 필요한 예산 파이(%)를 매깁니다. 이때 중요한 건 고정 비율이 아니라 목표 변화에 따라 스스로 호흡하듯 움직이는 규칙을 만드는 것.
실전 룰 예시: 신제품 론칭 초기에는 50/50(브랜드/퍼포먼스), 이미 인지된 제품이면 30/70(브랜드/퍼포먼스)으로 시작하고, 크리에이티브 테스트용으로 전체의 5~10%를 따로 배정하세요. 매주 성과를 보고 CPA가 목표 대비 20% 초과하면 퍼포먼스로 10~15% 이동, 도달 대비 클릭률이 지나치게 낮으면 브랜드 예산으로 10% 재배치하는 식의 임계값을 정해두면 자동으로 살아있는 배분이 됩니다.
타겟층을 층층이 쌓는 전략도 필수입니다. 콜드엔 브랜드로 폭넓게 도달, 웜 오디언스엔 관심형 동영상, 핫 리타깃엔 퍼포먼스 캠페인을 집중하세요. 트래킹은 정확할수록 좋습니다 — UTM·픽셀·ROAS 추적을 깔끔히 해두고, 자동화 규칙 또는 스크립트로 예산 이동을 예약하면 인간 실수도 줄고 속도도 빨라집니다. 필요하면 외부 리치가 필요할 때는 Instagram 부스팅 사이트 같은 도구로 순간 도달을 보강하세요.
마지막 한 방: 매주 보고서에 3가지 수치(도달, CPA, 전환율)를 적고, 각각의 임계값을 넘으면 예산을 10%씩 이동시키는 룰을 적용해보세요. 실험→판단→이동의 루프만 잘 돌리면 한 캠페인으로 퍼포먼스와 브랜딩, 둘 다 잡을 수 있습니다 — 작은 움직임이 큰 차이를 만듭니다.
브랜딩은 감성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 숫자로 말하면 훨씬 더 설득력 있다. 캠페인 예산을 굴릴 때 MMM을 통해 얻어내는 증분 리프트는 "이 광고가 순수하게 더해준 가치"를 보여주는 정량적 증거다. 즉, 브랜드 캠페인이 실제로 검색, 직접 방문, 또는 장기적 전환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분리해서 볼 수 있다.
실무적으로 말하면 증분 리프트는 단순한 전후 비교가 아니다. 통제군(holdout)과 계절성, 프로모션 노이즈를 고려한 카운터팩추얼 모델링을 통해 산출된다. 좋은 MMM은 매체별 효과뿐 아니라 브랜드 효과의 지연성(예: 노출 후 몇 주 내 인지 상승)을 반영하므로, 단기 성과(퍼포먼스)와 중장기 브랜드 임팩트 둘 다 측정 가능하게 만든다.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전 팁: 먼저 측정 지표(브랜드 검색량, 직접 트래픽, 브랜드 검색 비율 등)를 명확히 정하고, 지리적·시간적 홀드아웃을 설계하라. 그다음 미디어 투입량과 외부 변수(프로모션, 시즌)를 모델에 넣어 증분 효과를 추정하고,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한다. 리프트를 매출 또는 LTV로 환산하면 의사결정 근거가 눈에 보인다.
결과를 얻으면 끝이 아니다—반복이 핵심이다. 작은 실험을 통해 증분을 확인하고, 그 수치를 기반으로 브랜드와 퍼포먼스 예산을 최적화하면 한 캠페인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실행 가능한 청사진이 된다. 숫자로 말하는 브랜딩, 오늘 당장 한 번 측정해보자.
Aleksandr Dolgopolov, 25 November 2025